음반/도서/소감

눈먼자들의 도시

shineblast 2009. 2. 13. 14:21


내용은 백색실명이라는 전염병이 퍼져 주인공을 제외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의 눈이 먼다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눈이 먼 사람들의 행동은 단순히 장님에서 그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윤리와 질서, 그리고 문화까지 모두 내던진다는 암울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소설속 장님들을 너무 비약적으로 얘기하는거 같은게 어떻게 보면 작가가 다수의 특정인들을 빗대서 무슨 왠수진거처럼 까내려가는거 같기도 하더군요. 뒤에 번역자분의 해설을 보니까 현대인들의 이기와 윤리의식을 신랄하게 비판하는거라 하시던데,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문화권의 차이 때문인지 매치가 되다가도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사회와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뒤에 번역한 분이 작가의 다른작품들을 소개하지 않았다면 저는 이책 이해하려하기보다는 그냥 그림보듯이 봤을거에요. 그만큼 책을 읽으면서 난해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대부분의 문장부호를 생략한 문장구성이었는데, 덕분에 읽기가 약간 피곤하기는 해도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어서 책을 쉽사리 손에 놓기가 힘들었습니다. 마치 책을 다 읽지 않으면 진정되지 않을 그런 기분이랄까. 왜 산행도 중간에 오르다 쉬기는 하지만 길게 쉬지 않잖아요. 이 책을 읽는 느낌도 그런 산행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외에는 재난뒤의 희망도 그렇고, 신나게 비판하다가도 '뭐 이정도면 알아듣겠지'식으로 되어 있는게  다른 비슷한 내용의 책들과 그닥 차이를 못느끼겠더군요.  나중에 다시 읽을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가끔 되내여 볼만한 우화로서는 상당히 인상깊었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