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독일영년(germany year zero)

shineblast 2008. 5. 20. 09:48

독일영년(germany year zero)

이 영화는 1947년에 제작된 영화로 2차대전 종결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전까지의 말그대로 0(제로) 상태의 독일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베를린에서 9명의 식구와 살고 있는 12세 소년 에드문드 퀄트로, 병든 아버지와 나찌군이었던 형때문에 식량배급권이 모자라 학교를 그만두고 막노동판과 거리를 전전 한다. 그러다 우연히 예전 자신의 담임교사였던 남자와 마주치게되는데, 그는 에드문드를 위로하는척하고 히틀러의 육성 레코드판을 불법판매 하는 일에 에드문드를 이용한다. 그리고 에드문드 역시 전임교사였던 그남자를 따라다니며 고아와 소매치기들과 어울리게 되는등, 거리생활에 점점 익숙해지게된다.

며칠후 거리를 배회하던 에드문드가 감자몇개를 구해 집에 돌아오지만, 아버지는 끝내 병원에 입원하게되고 가계는 더욱 나빠져 에드문드의 가족은 전보다 더욱 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게된다. 이때 에드문드의 고민을 듣던 전임교사는 무심코 가벼운 말로 아버지를 포기하라고 일러준다. 결국 에드문드는 그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아버지를 독살하게된다. 그리고 자신의 행위를 위로받기 위해 다시 전임교사에게 달려가지만 교사는 에드문드의 고백에 깜작 놀라며 그를 패륜아로 내몰아 버린다. 충격에 휩싸인 에드문드는 거리의 어둠속으로 달아나고, 밤새도록 친구들을 찾아 돌아다녔지만 끝내 어디에서도 그 충격을 위로받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 폐허가 된 베를린의 건물위에서 아버지의 장례행렬을 바라보며 자신의 몸을 던진다.

영화의 도입부는 간단한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내용은 전(戰)후 패허가 된 독일에서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한 인물의 삶을 통하여 현 독일의 비참함을 조명 하겠다는것이다. 하지만 객관적이라고는 했지만, 본 인상은 요즘 시대에 유행하는 리얼리티 드라마(예를 들어 막돼 먹은 영애씨 같은것) 정도로 기본적으로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감성에 기댄면도 적잖이 느낄수있었다.

그래도 보는 내내 느꼈던것은 17세기의 프랑스 거리를 내달리던 가브로쉬가 20세기의 독일에서 재등장한듯한 느낌이었다. 아무리 어리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도 생존경쟁만이 남겨진 혹독한 환경에선 그것이 고려되지 않는다. 비단 이것은 전쟁뿐만 아니라 이기적 속성으로 발달한 현세대의 사회구도 속에서도 뭔가를 느끼게 만들어준다. 복잡한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특히 정치인)에게 최소한 해도될것과 해선 안될것, 그선을 명확히 긋지 않았을때 보여주는 결과물로서도 이 영화의 속의 이야기는 참으로 적절하지 않을지.


감독-로베르토 로셀리니/런닝타임-74분/음성-이태리어/자막-영어,한글/화면비율-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