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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 원작팬은 봐도 괜찮을듯

shineblast 2009. 6. 21. 13:44

지난주 일요일에 보려다가 다른걸로 놀고. 화요일날 시내 극장에서 간판내리기 직전 마지막 상영 두 타임전에 아슬아슬하게 봤습니다. 예상대로 그 넓직한 공간에 관객이라곤 저하고 대학생 커플 둘만 있더군요. 표 끊을때도 매표소 아가씨가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이걸 진짜 보려고?" 이런 뉘앙스로 저를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입장할때도 검표하는 친구가 마더 보러 온줄 알고 상영관을 잘못 가르쳐 주기도 하고. 암튼 아무리 비인기작이라지만 상영관 분위기가 이렇게 가라앉은건 처음 봤습니다. 
 
영화를 다 본 소감은 전지현팬이거나 아니면 원작팬이 아니라면. 아니면 제 뒤에서 졸고 있던 대학생 커플들처럼 레포트 작성때문이 아니라면. 정말로 절대적으로 아무리 시간이 남아돌아도 이 영화보는거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초반 30분은 꽤 괜찮습니다. 전지현도 연기 잘했구요. 근데 문제가 뭐냐면 30분이 지나고 나면 이야기가 갑자기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려요. 판타지 액션치고 안드로메다로 안날아가는 영화가 어디 있겠냐마는. 이 영화는 중후반 이후 편집이 아주 강아지처럼 이루어져서, 사야의 과거사외에는 설득 되는것도 없고. 전개과정에서도 별다른 형식(예를 들어 기승전결,클라이막스 뭐 요런거) 없이 이야기가 대중없이 너무 어수선해집니다. 그나마 좋았던건 초반 30분동안은 비주얼이건 연출이건간에 원작의 모습을 대폭 파워업 했다는점인데. 대표적으로 사야가 흡혈귀를 추격하기 위해 지붕을 내달리는 신의 전후를 보면 마치 공각기동대의 셀터치식 CG의 섬세함마저 느껴져서 이 부분은 꽤 괜찮게 봤습니다. 검술액션도 제한적인 느낌이 좀 있긴했지만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되던게. 액션연기만 놓고보자면 전지현이 언더월드의 베켄세일보다 훨씬 나았어요. 이 둘사이에 넘을수 없는 은하성단의 벽이 존재한다고 생각될 정도로. 그만큼 전지현의 액션연기는 생각했던거보다도 괜찮았습니다.  

액션영화에서 무술연기는 단순히 동작만 구현한다고 좋다고 할수 없지만 나름대로 리드미컬하게 움직여줬고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와이어 좀 썼다고 중력 ㄱㅐ무시하고 경박하게 설치지 않아서 좋더군요. 암튼 이 영화에서 (액션으로 보나 연기로 보나) 최소한 전지현은 빛납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 전체적인 완성도로 놓고본다면. 우웨볼 감독의 하우스 오브 데드보다도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이 영화에서 가장 안타까운게 비디오 대여용으로 딱 30분짜리 특촬물로 만들었다면 좋았을텐데.  극장상영용으로 억지로 제작된거 같은 그런 느낌이 좀 많더군요. 캐스팅에서도 회상신에 등장하는 노인외에는 대부분 연기가 어리숙해서 영화의 내러티브가 심하게 훼손된것도 아쉬웠구요. 전지현 영화가 다 전지현때문에 본다고는 하지만. 이 영화가 전지현의 기출연작과 달랐던건 매니악하게 즐길 부분이 꽤 있었고. 무엇보다 멜로이외에 다른 활동적인 모습을 볼수 있다는 점이 차별되는 플러스였습니다. 대체적으로 그리 권할만한 영화는 아닌데. 그래도 나중에 블루레이나 디브디가 출시되면 립떠서 한번 장면들을 재구성해보고 싶은 그런 충동도 좀 느끼게 되는게. 소스는 충분해 보이는데 너무 엉망진창으로 연결된 장면들이 영화를 가장 망가뜨린거 같아 전지현팬으로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