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생활

용서에 대한 이야기

shineblast 2010. 4. 12. 18:57
내가 남을 용서한것은 아니고. 사람들이 먹고 살다보면 원치 않는 일을 해야 될때가 있잖아요. 그럴때마다 죄책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모르겠더군요. 저같은 경우는 한잔 먹고 잊거나 아님 좀 심한거는 그냥 안고 사는데. 그렇게 살다가 벗어던질수 있으면 벗어던지는거고. 안되면 징크스로 남던가. 트리우마로 남던가. 뭐 그렇게 사는거죠. 그런데 주말에 사촌 결혼식에 갔다가. 어른들 찾아뵈면서 인사도 하고 또 결혼식 끝나고 올라오면서 할머님한테도 들려서 얘기 좀 하다오고 했는데. 어르신들은 그런일들이 있을때마다 상황을 좋은 쪽으로 왜곡을 하시더군요. 예를 들어 실수로 다른 사람이 죽음을 선택하게 만들었는데. 진짜 좋은 사람이라는걸 알고 있어도. 살아 생전에 죽어마땅할짓을 한 몹쓸놈처럼 생각한다든지, 아님 갈때 그나마 편히 가서 내가 맘이 그나마 덜 아프다든지. 그렇게 쓸어내리시더군요. 이글 읽다보면 좀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너무 이기적인거 아니냐. 그런데 제가 말하는 어른들은 한국전쟁이나 월남전에 참전하셨던 분들이던가, 6,25 피난때 태어나셨던 분들입니다. 그러니 이것 저것 따질수 있던분들이 아니죠. 그러니 제가 죄책감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어른들이 받아넘기는 죄책감의 차이는 시대상에 따른거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저 자라온 환경이 어르신들보다 훨씬 좋았다는거. 도덕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이번에 아흔에 돌입하시는 저희 할아버님이 제가 수년째 정체해 있으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정신 놓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그것만 명심하면 앞으로도 잘 살아갈수 있을거라고. 살다보면 많은 고비가 있는데, 그때마다 정신놓고 지 맘가는데도 이것저것 이를 따져가며 싸워대면 명대로 못사는것도 그렇고. 절대 사람사는것같이 살기힘들다고 얘기해주시더군요. 힘들때마다 어른들한테 정말 많이 배우고 위로를 받습니다. 별 얘기 안하는데도 어릴때 부모대신 저 키워주신 분이라 그런지 척봐도 대충 뭐가 힘든지 아시더군요. 정말 감사해요. 기력이 쇠한신데도 항상 걱정해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