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도서/소감

정비석님의 일지매

shineblast 2009. 5. 4. 14:49
어제 케이블에서 스파이더맨3를 방영해줄길래 PSP꺼내서 스파이더맨2도 한번 틀어봤습니다. 확실히 UMD 사장되기에는 사양이 너무 아깝더군요. 휴대기기로 고화질에 4채널 음향... 소니 아니면 이런짓 하기도 힘들죠.

어제 저녁에 구입해서 바로 다 읽었는데. 정비석님의 글은 이번에 처음 읽었지만 문체가 참 맛깔나더군요. 내용은 일지매의 성장과정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소년 일지매가 일휴대사를 따라 불영암에 들어가 산중수도를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보통 이쯤되면 다른 책들은 무슨 무술연마나 그런걸 늘어놓겠지만. 이책은 어렵게도 사람이 됨됨이를 갖춰가는 그런 과정을 그렸더군요. 따라서 교훈적인 내용도 다분하고. 자기 반성적인 부분도 곧잘 느껴졌습니다. 다소 이야기의 끝이 흐지부지하게 끝난다는 아쉬움은 있긴하지만. 끝을 보기전까지의 흐름이나 각 이야기의 구성들이 정말로 찰지기때문에. 한번 잡으니까 순식간에 내려 읽게 되더군요. 만일 정비석님이 살아계셨다면 일지매에 대한 이야기를 한 두어권 더 써주었다면 좋았겠다는 그런 생각마저도 들게됩니다. 결론은 요즘식 표현으로 따지면 정비석님의 일지매는 일지매_비긴즈쯤 되지 않나 생각되네요.

PS. 전 이 책을 마트에서 구입해서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요에 누워서 읽다보니 겉표지의 매화그림에서 향기가 나는거 같더군요. 그림을 자세히 보니 펄 처리가 되어 있는게, 인쇄할때 잉크에 향료를 넣은게 아닌가 생각되네요.(아니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