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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닌자가이덴 시그마2 - 리뷰

shineblast 2009. 11. 16. 06:47


리뷰를 포스팅하다보면 게임을 정말 재밌게 즐긴건지 스스로가 의심될때가 많다. 어떤 게임은 한방에 뭔가 느껴지는데. 어떠한 게임은 은근히 재밌는지라 뭣 때문에 하게되는지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는일이 많기때문이다. 아울러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오가다 보니 간결하게 글을 마치는것도 여간 힘든게 아니고. 


그래픽 8.7

게임의 첫인상은 굉장히 깔끔하고 색상도 엄청 화려하게 와닿는다. 그러면서도 난무하는 이펙트들이 어지러움도 일으키지 않는다. 게다가 의외로 이 게임은 프린렌더CG를 사용하지 않고, 모두 리얼타임 렌더CG로 무비신을 구성하였는데. 그 퀄리티가 어지간한 극장용 CG애니메이션과 맞먹는다. 개인적으로 2005년 이후로 출시된 팀닌자 게임중에서 그래픽에 관한한 가장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보여준다 생각한다. 하지만 장점은 딱 여기까지. 닌자가이덴 시그마2는 이전의 팀닌자 게임들보다 크게 향상된 퀄리티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쉽게 지나치기 힘든 단점도 몇가지 존재한다. 

먼저 눈에 띄는 단점은 수직동기가 걸려 있지가 않다는 점이다. 물론 데모때보다는 찢김이 적고 안정적인 화면을 유지하고 있지만. 적들이 출현하기 시작하면 게임의 아름다움이 깨끗하게 어필될 수준으로 유지가 되지 않는다. 이는 전작인 닌자가이덴 시그마보다 심한 편으로 여느 게임보다 시점 전환이 잦고 빠른 닌자가이덴에서 가장 먼저 신경을 썼어야 할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두번째로는, 필드와의 상호작용이 많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이즈나 드롭을 성공시키면 적의 머리는 부서져 사라지더라도 필드자체는 멀쩡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서진 돌부리가 튀어 오른다던지 아니면 바닥이 훼손이 된다든지 그러한 표현이 좀더 필요하다. 아울러 눈길을 지나면 발자국도 남으면 좋았겠고.

한번 캐릭터를 조작하기 시작하면 정신없이 화면이 전환되는 이 게임에서 수직동기마저 없으니 뛰어난 렌더퀄리티를 가진것에 비해 그래픽의 디테일이 별로 와닿지가 않는다. 거기에 요즘 게임들이 한층 높은 상호작용을 제공한다는것을 놓고 본다면. 닌자가이덴 시그마2는 비록 아름답기는 하지만 시기상 낡아보이는 심심함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유혈표현도 너무 약하다. 인간형태의 적은 물론 녹색피를 가진 마물들을 베는데도 피가 1X1정도(캐릭터가 서있는 상태로 차지하는 하나의 공간을 기준)의 공간만 적시는데. 이는 아무리 많은 적이 출현해도 바닥을 어지럽히는 피의 양은 말도 안될정도로 너무 적어보인다. 물론 적의 사체가 남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그마 1편때보다도 액션의 설득력이 와닿지가 않는다. 차라리 사체가 안남더라도 유혈과 배경이 훼손된 상태를 보여주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닌자가이덴 시리즈의 고질적인 문제점. 카메라 워크가 전작보다도 좋지 못하다. 아무리 개방된 공간이라도 전작보다 비좁은 맵이 많다 보니 벽면이 화면을 가리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이러한 부분은 반투명 효과를 이용해 벽면을 투시할수 있게 해줬으면 해결될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나 싶은데.(대표적으로 DMC4가 이런식으로 처리한다.) 닌자가이덴 시그마2는 그러한 부분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

시그마2편의 유혈과 1편의 유혈.(좌2,우1) 유혈 표현이란게 꼭 좋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이 무슨짓을 저질렀는지 필드에 뭔가 와닿을 정도의 흔적은 남는게 좋지 않을까. 요약하자면 시그마2는 그래픽이 화려하고 깔끔한것은 좋지만. 하드웨어를 달리해서 즐겨야 할 만큼 유저들이 느껴야할 특별함이 조금은 부족하다. 이외에도 카메라 워크에서도 하나 더 지적하자면 벽면도 벽면이지만 거대적들 역시 화면을 가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따라서 마스터닌자쯤 되면 단순무식하기만 한 보스전이 시점때문에 스트레스만 되는 경우가 많다.


사운드 8.4

BGM은 전작에 비해 스케일이 좀더 확대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데. 개인적인 취향상 빠른 템포의 테크노나 레트로 음악이 더해졌으면 훨씬 좋지 않았나 싶다. 전작에도 비슷한 성향의 음악은 있었지만 시그마2 같은 경우는 BGM을 통해 긴장감을 도모하는 아이디어들이 약간은 부족한거 같다. 하지만 음성이 영음이나 일음이나 각기 매력이 느껴질정도로 호감이고, 무기들의 효과음들이 소름돋을 정도로 타격감이 뛰어나 전반적인 퀄리티는 매우 무난하다는 느낌이다.


스토리 8.7

닌자가이덴의 스토리는 시기상 DOA시리즈 이전대의 시간을 다루고 있는데. 최근 몇년간 출시되었던 닌자가이덴 시리즈는 닌자가이덴 -> 드래곤소드 - >닌자가이덴2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닌자가이덴 시그마는 엑스박스판과는 다르게 좀더 엔터테이먼트 지향으로 스토리상 세 게임간의 연결고리를 보강해서 나오는것이다. 때문에 엑스박스 버전 보다 좀더 즐길것이 추가되어 있으며 세계관에 접근하기도 용이하게 되어있다.

닌자가이덴 시리즈가 스토리가 없다고 하는 얘기들이 많은데. 스토리가 없는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갈등을 하지 않기때문에 여느게임처럼 감정선이 와닿지 않는것이다. 닌자가이덴의 매력은 받은 만큼 돌려주는 매우 마초적인 폭력의 교환방식에 기인한다. 까놓고 말해서 뻔한 상황앞에 이를 따져가며 이것 저것 타협해 가는것만큼 바보같은 상황도 없다. 피값은 피로 치루게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번 찍으면 크건 작던간에 묵묵히 목숨걸고 상황을 종료시키는 사나이. 그것이 닌자가이덴의 류 하야부사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하지만 시그마2는 전작 시그마1편때 처럼 특전 캐릭터가 난입되는 바람에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가 흩어지는 단점이 있다.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엔딩에서 가서는 좀더 간결하게 마무리 짓지 않은게 아쉽다. 물론 시리즈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후속작에 대한 암시도 중요할수도 있다. 하지만 기껏해서 라이벌의 명복을 빌며 간지나게 사건을 마무리 지었더니. 스텝롤 뒤에 대사도 없이 여인네 뒤통수가 툭 튀어나와봐라. 시그마2는 거기서 하야부사가 혼자 뭐라 떠들고 끝난다. 이게 뭐하자는 건지. 겐신에 대한 안타까움이 순식간에 증발하는, 마치 쥐에 의한 쥐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모습을 드러낼거면 풍만한 앞태를 드러내던가. 이것은 왠 쌩뚱맞은 뒷태인가. 이쯤되면 코에이 테크모에서 이타가키의 후임으로 하야시 유스케가 적절한 인물인지 재고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좀더 거대한. 좀더 아름다운. 좀더 사랑스러운. 카스미라면 그런걸 드러냈어야 했다.


게임플레이 8.4

단번에 드러나는 시그마1편과의 차이점은 구르기가 짧은 대쉬로 대체되었고. 1편에서의 다운공격 대신. 일격즉살의 멸각시스템이 생겼다. 멸각 시스템은 사지가 떨어져나간 적에게 접근해서 △버튼을 누르면 적의 목을 베어버리거나 신체를 파괴해버리는 시스템인데. 덕분에 적들의 패턴은 전작보다 강화되었음에도 체감할수 있는 난이도는 그보다 더 낮다. 예로 들면 전작의 경우 다운공격을 행할시에 무적시간이 없어서 적들이 하야부사에게 공격을 가하면 경직을 당하던가 데미지를 입었다. 하지만 시그마2의 멸각은 커맨드를 입력할때 무적시간이 발생해서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 일격즉살에 무적시간까지 주어지다 보니 전작과는 달리 통상적인 적들과의 전투에서는 포션을 사용해야 할 만큼의 어려움은 거의 느낄일이 없다.

인간적으로 전작보다 너무 편해졌다. 물론 멸각의 커맨드는 사지가 훼손된 적에게만 사용할수 있기때문에 가끔 팔다리가 안떨어지는 적을 만나면 약간은 스트레스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이번작은 강력한 무기가 많이 추가가 되었기때문에 그러한 적들이 다수 출현한다 하더라도 별 어려움은 되지 못한다.

그리고 멸각뿐만 아니라 레벨디자인의 구성역시도 많이 달라졌는데. 닌자가이덴1편이나 시그마1편이 도입부에서부터 최종스테이지까지 하나의 통일된 구성을 보여줬다면. 시그마2는 챕터마다 독립적으로 완성된 레벨디자인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전작들이 퍼즐과 트랩이 집중된 레벨이 따로 존재했다면. 이번작은 모든 챕터마다 그러한 것이 포함되어 있고 보스전의 패턴역시 활이나 대포를 활용해야 경우가 거의 하나씩은 존재하고 있다. 거기에 보스전의 비중도 마지막챕터를 제외하고는 모든챕터가 거의 동일한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반복되는 구성때문에 때론 지겨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독립된 형식의 구성때문에 게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유지되기 보다는 중간 중간에 끊기는 기분도 많이 느껴진다.(게다가 2편은 각 챕터마다 무대분위기가 상반되는 로케이션이 많은지라 그러한 기분이 더 가중되는거 같다.)

시그마1편이 다소 늘어지는 기분이었다면. 시그마2는 즐길만하면 챕터가 끝나버린다. 거기에 몇몇 구간에서의 전투(보스전이든 통상적인 전투든간에)는 너무 갑작스러운 면도 있어서 레벨디자인상 각 스테이지마다 연결성을 좀더 확보했어야 되지 않았나 싶다. 추가챕터 역시도 전작보다는 즐길만은 하지만 이 역시도 서너구간에서의 전투만 치루면 완료가 되는지라. 조작을 익히는것조차도 충분한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팀미션모드는 닌자가이덴 시리즈 최초로 도입된 온라인 코옵모드로. 소드액션으로 바이오 하자드5의 머셔너리즈를 진행한다는 느낌을준다. 분명 없는거보다는 있는게 나은 모드이긴 하지만 좀더 미션의 구성에 대해 신경을 써서 탑제했다면 더 즐길만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난이도에 따라 클리어하기 어려운 미션(마스터닌자~울티메이트닌자)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미션은 협력을 해야 정도로 설득력 있는 상황을 제공하지 못한다. 여느 코옵게임들처럼 좀더 그럴듯한 스테이지 구성과 연계기와 같은 요소로 반복플레이 유도하지 못하는것이 아쉽다. 이외에 플레이어 검색과 게임상의 렉은 양호한 정도이며, 마닌이상의 보스전이 아니라면 약간의 렉이 발생하더라도 크게 문제되는 일은 없다.

미션의 수나 등장하는 적의 수를 보면 팀미션모드도 스토리 못지않게 많은 신경을 쓴것이 엿보인다. 하지만 굳이 둘이서 해야될 만큼의 어려움이나 재미를 느끼지는 못한다. 되리어 팀플레이가 맞지 않아 기피하는 일도 생긴다. 거기에 마스터 닌자와 울티메이트 닌자모드도 어렵기만 하지 반복해서 즐길만한지는 의구심이 든다. 한마디로 팀미션모드는 스코어 경쟁을 할 이유도 못느끼겠고 단순히 트로피를 따기 위해 도전해야된다는것 외에는 약간은 모호한 모드인거 같다. 하지만 닌자가이덴 시리즈 특유의 생존본능과 빡셈에 욕하면서 게임하고 싶다면 마스터닌자와 울티메이트 닌자의 난이도는 그 어느 슈퍼플레이어라도 변태같은 난이도가 어떤것인지 뼈에 사무칠정도로 좌절감을 맞보게 해줄것이다.  


총평 8.5

닌자가이덴 시그마2는 스토리모드외에도 다양한 미션챌린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구현 요소 하나하나에 조금만 더 깊이를 더했다면 좋았을거같다. 바꿔말하면 전작 이상의 즐거움을 기대하고 시그마2를 플레이하면 의외것에서 아쉬운점을 많이 느낄수 있을것이고. 별것도 아닌 단순한 공략법을 가진 보스전에서도 시점 하나로 게임을 망쳐버리는 일도 많이 겪게될것이다. 특히 수많은 보스전들은 난이도를 높일수록 게임을 정복한다는 기분보다는 쓸데없는 스트레스만 떠아는다는 기분을 느끼게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드별로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게임의 난이도는 액션게임에 취약한 사람과 하드코어 매니아들을 모두 충족시킬 요소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기분에 따라 쉽게 게임을 즐길수 있거나 혹은 난이도의 하향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세대 액션게임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게이머라면 닌자가이덴 시그마2는 적절한 선택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