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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생활

열공하는 중딩이 보낸 문자.

shineblast 2009. 8. 18. 16:08
어제 아머드 코어 포앤서를 구입한후 중딩사촌에게 문자를 보냈다. 애가 아머드 코어로 노래를 불러서 PSP용 포뮬러 프런트도 보내주긴 했는데. 그래도 염장을 지를 문자를 보낸건 장난으로라도 좀 아닌듯 싶기도 하고. 근데 답장 날아온게 좀 깬게. 학원에서 시험을 봤는데 2등밖에 안나와서 짜증난다나. 그래서 기분이 별로 안좋다고. 처음에는 자랑을 틀어서 얘기하는듯 싶어. 칭찬을 해줬더니 장난 아니라 정말 기분 안좋단다. 학원에서 2등하면 학교에서 몇등할지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난 입시경험이 없기때문에 등수 역시도 별로 신경써본적이 없다. 시험을 봤으면 자신이 문제를 몇개를 맞췄는지 시험점수를 따지는게 일상이었거든.(자격증 따는데 등수 필요없잖아.)그런데 얘기나온게 등수... 뭐 좋은 대학가려면 내신따지고 등수따지는거 어쩔수 없겠지. 근데 그런 학창시절을 보내며 성장한 아이가 나중에 직장생활 할거 생각하면 좀 막막하지 않나. 사내 분위기 졸라 삭막해지겠고. 일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위아래 신경쓰며 포지션 고수하는데에 온갖 스트레스에 쩔어버릴거 같더만. 그러다 결과가 안좋다면 어떤 기분을 느끼게 될지.
 
결국엔 내가 보낸 문자는 "사회에선 등수필요없다. 어딜가나 뛰는 놈 위에 나는놈 있다." 요런 시시한 문장. 공부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등수 신경쓰며 괜한 불안 느끼지 말라는거지. 어딜가나 남을 의식해서 행동하기 보다는 일자체를 즐기면서 지내는게 더 좋다는거. 그런데 자긴 '나는 놈이 될테다'라고 얘길하니 어찌보면 기특한거 같기도 하고. 아님 열공하는 애한테 내가 쓸데없는 소리를 해준거 같기도 하고. 근데 한가지 확실한건 우리나라 입시문화가 어디 게임에서 마린뽑듯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거는 간접적으로나마 확실히 느낄수 있었다. 뭐 내 동생과의 대화니까 전부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학창시절에 중요한건 등수가 아니라 무언가 하고 싶다는 꿈인데. 뭐 그렇다고 아직은 중딩이니까 후에 하고 싶은 일이 생길수 있겠고. 지금의 생각도 달라질수 있겠고. 어린만큼 장래에 여러 가능성이 있는거니까. 직장생활 할때까지 지금의 모습이 변화되지 않을거라는 가정을 놓고 얘기하는건 좀 아니긴하지만. 그래도 시험등수에 모든걸 올인하는 저 분위기는 너무 삭막하고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