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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고독 X 고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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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고독 X 고독

shineblast 2009. 12. 11. 03:20


지금의 사람들은 예전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고독속에 파묻혀 살고 있는건 아닌지. 솔직히 엄살일수도 있지만, 하나의 전문적인 지식 또는 직업 세계에 빠져들면 대개의 사람들은 세상을 너무 좁은 범위로 보게되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인생의 의미도 너무 각박하게 바라봐야되고. 또 그 길에서 시련이 닥쳤을때 역시도 극단적인 희생을 감내하는 경우도 많은거 같고요. 용의자 X의 헌신에 등장하는 이시가미 선생은 그런 유형의 인간을 너무 잘 보여주는거 같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자신이 하는 일 이외에는 너무 담을 쌓고 살아온 까닭에 어느순간 회의를 느껴 자살하려는 찰나, 우연히 마주친 옆집 모녀에게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녀들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걸게 되니까요. 반대로 그녀들도 자신들이 얼마나 사랑 받고 있었는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움츠려 있었던것도 안쓰러웠구요.

 

원래는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시가미 역을 맡은 츠츠미 신이치씨 때문에 영화쪽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각색한 시나리오도 소설보다 괜찮았던것 같고요. 이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이시가미의 자살직전과 나중에 야스코가 자수하는 장면이었는데. 세상의 모든 의미를 잃은 사람에게 그녀들의 무엇이 이시가미가 다시 살아갈 결심을 하게 만들었을지. 그걸 상상해보니까 감동이 밀려오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에 요스코가 자수할때는 그래도 그는 그가 생각하던거보다 의미없는 존재(소설속의 표현에 따른다면 사회의 톱니바퀴)가 아니었구나. 은근히 현사회의 분위기를 어루만져주는게,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한 사람의 순수성과 외로움을 현 사회의 이데올로기에서 비춰줬다는 느낌. 그래서 이 이야기에 쉽게 몰입이 되었고 안타까움도 크게 느껴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