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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게임 플레이 이야기

[PS3]바이오하자드5 - 클리어 소감

shineblast 2009. 4. 3. 12:23

혼자서 스토리모드 클리어해보고 어제 베테랑모드로 코옵도 조금 즐겨보고 용병모드도 해봤는데... 일단 게임이 푸짐한건 좋습니다. 한정판에 디제레이션이 포함됐다고 하는데, 솔직히 특전요소들이 너무 빠방해서 일반판만 해도 어지간한 게임의 한정판만큼 즐길게 많습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슈터게임의 매치게임이 없어서 거의 반쪽짜리라 생각했는데, 바이오하자드5처럼 만들면 앞으로 코옵에 집중된 게임이 계속나오는것도 나쁘진 않을거같군요.
 
근데 게임이 전체적으로 임팩트가 없달까. 블록버스터답게 "와..."소리 좀 내봤으면 좋겠는데, 바이오하자드5는 초반에 마을을 배회하던거 빼고는 딱히 놀랄만한게 없네요. 그리고 그래픽도 리얼리티가 떨어지는게, 물리적인 반응들이 폭발물이 터질때나 상자가 파괴 될때나 좀 엿보이지, 요즘 게임들처럼 물리효과들이 조작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게임이 좋은 그래픽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리얼리티가 크게 와닿지 않아요. 왜 게임중에 백그라운드를 고퀄리티 비트맵 이미지 한장으로 떼운다고 그래픽좋다고 하지는 안잖아요. 놀수있게 무대 분위기를 어느정도 조성해줄수는 있겠지만 조작이 가능한 부분이 많지 않다면 리얼리티가 많이 떨어지죠. 바이오하자드5의 그래픽이 바로 이런데, 과거 게임들처럼 비트맵 이미지 한장으로 떼우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적어도 덩치 큰 놈이 걸어올때는 근처 상자라던지 유리병 같은게 흔들려야 되는게 아닌지. 거기에 수류탄도 이리 저리 통통 튀었으면 더 좋았겠구요. 그런데 바이오하자드5는 그런것 보다는 영화적 연출을 위해서인지 블러와 각종 필터들만 너무 난무하더군요. 확실히 실시간으로 그런것들을 감상하는것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슈터게임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할수 있는 물리적 반응들은 너무 누락시킨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슈터게임들이 대세로 자리잡은 요즘 세대의 기준에서 바이오하자드5는 상당히 심심한 게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빙샷 얘기 안할수가 없겠는데... 대체 왜 무빙샷을 안넣었는지 이해가 안되더군요. 바이오하자드4라면 4출시당시 기준에서는 이해가 가능했습니다. 당시에는 동장르에서 바이오하자드4와 비교할만한 조작체계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좀 많이 다릅니다. 레인보우식스:베가스도 비교가 가능하겠고, 언챠티드도 가능하겠고, 거기에 최근에는 바이오하자드4의 아류라 부를수 있는 데드스페스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현세대 최강슈터라 부를수 있는 기어스 오브 워가 있습니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기어스 오브 워의 핵심적인 부분은 모두 바이오하자드4에서 경험할수 있는것으로 기어스 오브 워는 그것들을 유저들이 편히 사용할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조작체계만 놓고본다면 기어스 오브 워는 바이오하자드4의 발전형이라 볼수 있는거죠. 어찌 생각하면 무빙샷이 가능하다면 공포감과 긴장감이 감소할수도 있지 않나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데드스페이스나 언챠티드에서 미이라들을 상대했던걸 떠올려 본다면 딱히 그렇지도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바이오하자드4가 핵심으로 내세웠던건 등뒤의 공포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긴장감을 고조 시켜줄 음향과 연출이 더해져서 최고의 호러게임이 된것이죠. 언챠티드의 일부 스테이지나 데드스페이스 같은 경우도 이부분을 철저히 따릅니다. 그래서 일부 혹은 전체디자인 호러로 느껴지는거구요.
 
그럼 바이오하자드5를 다시 살펴보면, 바이오하자드5가 내세우는 긴장감은 약간 어중간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벌건 대낮에 주인공들을 죽이겠다고 적들이 괴성을 질러대면서 달려드는겁니다. 딱히 호러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액션게임과 다르지 않죠.  그런데 이것들을 그냥 가만히 서서 쏴야 합니다. 전 달려드는 적들을 이리 저리 피해가면서 쏘고 싶은데, 그렇게 조작을 하니 크리스는 무표정하게 서서 허공에 팔을 휘젓기만 합니다. 답답하죠. 바이오하자드4였다면 원하는데로 빨리 대처못하니까 더 어렵고, 적들이 무서울수 있다.라고 할수 있겠지만, 당시에도 그 얘기는 처음에나 통했지, 유저들이 조작에 익숙해지자 프로페셔널모드까지 나이프로 올클리어하는 마당에  요즘같은 시대에는 바이오하자드4의 조작체계는 그냥 불편하기만 한겁니다. 게다가 웃기게도 바이오하자드5는 센서감도까지 조절할수 있는 옵션을 제공합니다. 차라리 편의를 봐줄거면 요즘 게임처럼 좀더 생각을 해주던가 기껏한다는게 센서감도라니... 개인적으로 이런건 바이오하자드4의 조작체계를 계승한거 치고는 그 핵심을 어중간하게 파악한게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외에 용병모드같은 경우는 정말로 상콤하더군요. 히트앤런의 정석인데다가 BGM의 비트에 몸을 맡기면서 즐기면 진짜 장난없어요. 물론 여기서도 조작이 걸림돌이 되긴 합니다만, 그래도 정신없이 달리다보면 스토리모드를 할때보다는 좀 많이 덜합니다.  그런데 게임이 전체적으로 반복적으로 오랫동안 즐기만한가 라고 생각해보면 비록 바이오하자드5가 즐길게 많다고 하더라도 전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코옵도 하루이틀이고, 용병모드도 어느정도죠. 아무리 코옵에 집중한 게이밍이라 하더라도 바이오하자드5는 4기반의 불편한 액션과 데빌메이크라이4의 스테이지 전환형식이 믹스되었기때문에 장시간 즐기기에는 단조롭고 지리하기까지 합니다. 용병모드만 하더라도 데빌메이크라이4에서 블러드팰리스를 주구 장창 즐겼다면 큰 차이를 못느낄거에요. 그러니 이 게임에서 대작이니까 뭔가 놀랄만한걸 찾으려 한다면 실망이 들수있겠고, 애초에 가졌던 기대를 많이 누그러뜨린 상태에서 접한다면 저처럼 뭐 씹은거같은 기분은 안느낄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