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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리뷰

[PS3]폴아웃3

shineblast 2008. 11. 8. 13:08
발매일-2008.10.31/제작사-베데스다/배급사-SCEI/장르-RPG/언어-영어/가격-52000원

그래픽 7.7

오블리비언과 대동소이하거나 어떻게 보면 그보다 약간 못한거같다. 일단 프레임레이트가 안정적이고, 월드맵에서도 일정구간을 이동해도 렉 없이 진행이 가능하게 됐지만 낮에서 밤으로 전환될때 어둠이 부자연스럽게 밀려온다다던지, 날씨 변화가 누락된것에서 허전함을 느끼게한다. 물론 스토리 설정상 핵폭발 이후의 세계라 하더라도 대기의 허전함을 채워줄 무언가는 좀더 묘사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이외에도 캐릭터 모델링에서도 디테일이 만족스럽지 못하며, 월드맵의 크기에 비해 적들의 디자인도 너무 중첩되는것도 불만족스럽다.

세계의 황량함은 잘 전달되지만 의외로 대기의 존재감은 베데스다의 전작인 오블리비언보다 못하다. 거기에 캐릭터의 모션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타 게임들에 비해 많이 부자연스러우며 캐릭터 디테일도 많이 떨어지는편이다.

하늘을 주목해보면 어둠이 밀려올때 그라데네이션이 적용되지 않는것을 알수있다. 어떻게 보면 전체적으로 오블리비언까지 갈것도 없이 하프라이프2정도의 그래픽 퀄리티에서 그치는거 같다.

그에 비해 화면연출은 좋은 인상을 안겨주는데, 기본적으로 대화챗에서는 오블리비언과 동일하지만 전투시에는 사지가 파괴되는것을 비롯 각 무기마다 연출이 달리 적용되고 있다. 특히 VAST의 연출은 택틱스 게임들의 연출이 주가 되는데, 예를 들어 통상공격과 회피시에는 앵글이 총알을 따라 천천히 흐르지만 크리티컬 공격시나 호쾌한 타격음과 함께 적들의 명중부위를 강조하는 장면들이 연출된다. 솔직히 리얼타임전투시에는 모션이 부족해서 조잡한감은 없잖아 있긴 하지만 VAST의 활용도도 높기때문에 전체적으로 전투시의 분위기는 맥스페인처럼 느와르 액션의 분위기가 풍긴다.   


사운드 8.2

BGM이 게임의 분위기를 리드하지 않고 그냥 적당히 장단만 맞춰주는것에서 그치기는 하지만, 별도로 게임속에서 라이오를 들을수 있고, NPC의 보이스음도 오블리비언때보다 더 풍부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BGM외에도 한가지 더 아쉬운점이 있다면 효과음이 풍부하지 못해 의외로 진행이 단조롭게 느껴져 여타의 게임들에 비해 가끔 활기가 많이 부족하지 않나싶다.

 
스토리 9.2

폴아웃3는 그 독특한 세계관이 매리트인데, 공산주의 국가와 자본주의 국가와의 대립으로 핵전쟁이 일어나 세계가 멸망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제로문명의 상태에서 인류를 재건해나간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주인공은 핵전쟁 이후 200년이 흘러 오래전 워싱턴D.C라 불렸던 웨이스트 랜드의 지하벙커에서 태어나게된다.
따라서 폴아웃3가 전달하는 이야기의 주는 주인공이 원시사회가 되어버린 험난한 인류사회를 호기심어리게 바라보며, 생존하기위해 무법자로서의 삶을 택할것이지 아니면 인류재건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것인지를 결정하고 행동하는것이다.

물론 메인스토리는 마지막 엔딩을 제외하고는 주인공의 탄생과 죽음까지 그 과정이 모두 정해져있다. 하지만 이는 폴아웃3를 즐기는데 있어 핵심적인 이야기로서는 매우 부족하며 오히려 서브퀘스트와 연동해서 이 세계를 보다 풍부하게 이해하는것이 스토리의 즐거움을 누리는데 있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폴아웃3에서 가장 안쓰러운 존재는 돌연변이도 아닌 어린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이 세계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게되고 주인공에게 무언가를 부탁하게되면 그냥 지나칠래야 지나칠수가 없게된다.

하지만 폴아웃3의 이런 이야기 방식은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메인스토리가 아무리 단편적인 이야기라고 해도 그 길이가 너무 짧다는것이다. 솔직히 RPG게임까지 갈것도 없이 어지간한 어드벤처 게임의 분량에도 못미치는 메인스토리의 분량은 앤딩스텝롤만을 보기위해 빠르게 진행하는 게이머들에게 있어서는 이야기의 즐거움을 극히 일부분만밖에 전달해주지 못한다. 폴아웃3가 아무리 허구로 치장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좀더 내용을 즐기기 위해 많이는 아니더라도 충분함을 느낄수 있을정도로만 준비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즐길수 있게 해줬다면 좋지 않았을까. 이런것을 위해 메인퀘스트가 몇개의 서브퀘스트와 적극적인 연계를 이루었다면 좋았겠지만 애석하게도 열댓개 남짓한 메인퀘스트 중에 두 세 개만이, 그것도 선택적으로만 서브퀘스트로 이어질뿐이다.

메인스토리가 얼마나 짧은지, 아예 어떤 서브퀘스트는 메인스토리와 거의 비슷한 길이를 가지고 있다. 개념 접고 느낀데로 표현한다면 폴아웃3의 메인스토리는 그냥 어린애들 동화책 길이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굳이 엔딩에 집착하지 않고 끝이 보이지 않는 게임방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폴아웃3의 이러한 점도 그다지 문제가 되진 않을것이다.
  

게임플레이 8.1

처음 이 게임을 시작하면 전투의 재미가 가장 먼저 와닿는데, FPS처럼 하드코어 컨트롤이 주가 되는 실시간 전투도 즐길수도 있지만, 기관총으로 연사하는 적들을 만나거나 접근속도가 빠른 적들을 만났을때, 흐르는 시간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적들의 약점을 파악해 진행할수 있는 턴제전투의 특징을 가진 VAST도 포함되어있다. 물론 리얼타임 전투도 포함된 만큼 VAST를 발동시키면 AP가 소모하긴 하지만 적들의 종류와 무기, 지형에 따라 리얼타임과 VAST를 적절히 활용해 대처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고도의 전략을 필요로 하기도하는 매번의 전투는 항상 이 두가지의 전투방법을 활용할수 있게 절대적인 균형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난이도를 낮춰도 마찬가지인데, 폴아웃3가 다양한 난이도를 지원하고 있지만 각 난이도는 적들의 수와 종류, 그리고 능력치에만 영향을 줄뿐 Ai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기때문에 처음 게임을 시작해도 적응능력에 따른 편차없이 쉽게 그 즐거움을 느낄수 있게 되어있다.

게다가 무기 커스텀과 동료도 고용 가능하니 초반에 이곳 저곳을 헤집고 다니는 퀘스트가 재밌을수 밖에 없다.   

이렇게 크고 작은 퀘스트와 전투로 성장한 캐릭터는 그 스탯수치가 전투뿐만 아니라 게임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가령 새로운 던전의 입구를 열기위해 자물쇠 따기 능력이 어느정도 필요하다던지, 특정 NPC를 설득해 아이템을 얻거나 퀘스트를 받기위해 대상에 따라 그에 따른 대화스킬이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되는것이다. 이러한 것은 서브퀘스트뿐만 아니라 메인퀘스트 진행시에도 크지는 않지만 약간의 영향을 주며 짧은 이야기(스토리뿐만 아니라 이 게임은 최고 레벨도 20밖에 되지 않는다. 대략 25시간 정도면 만렙에 도달할수 있다.)를 가진 이 게임에서 숨겨진 모든것을 경험하기위해 반복플레이의 가치를 높여준다.

하지만 이외에는 별다른 매리트를 느낄수가 없는데, 단조로운 방식의 퀘스트 풀이는 세간의 RPG보다 훨씬 반복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인터페이스를 비롯해서 게임의 많은 요소들이 오블리비언에서 차용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플레이는 의외로 많이 제한적이어서 오블리비언을 해봤던 사람들은 게임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비약적인 표현을 한다면 오블리비언의 마이너버전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달까.

이런곳을 바이크나 자동차를 타고 다닐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건 일절없다. 죄다 걸어다녀야 한다. 아무리 자원이 궁한 시대라고는 하지만 에너지 건이 난무하고 대형 로버트가 활개를 치는 마당에 그깟 자동차 하나 사용할수 없다는것은 플레이어를 너무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지.

물론 여러 게임들이 어떠한것을 강조하고 어떠한것은 축약/배제하는 방법을 써서 고유의 정체성을 어필하기도 한다. 하지만 폴아웃3는 전작보다는 오블리비언에 매우 가까운 게임이다. 따라서 폴아웃의 발전적인 모습도 기대가 됐지만 엘더스크롤의 발전적인 모습도 기대가 가능했던것이다. 하지만 본 게임이 허구속의 자유로운 삶을 어필한다고는 하나 기존의 베데스다 게임들에 비해 많이 부족해보이며, 하드코어한 전투역시도 메이저 JRPG와 비교하면 그 즐거움이 크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총평 8.3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긴 하지만 애석하게도 폴아웃3에서는 기대하던만큼의 대작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오블리비언을 해봤다면 이 게임은 다소 많은 부분에서 답답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것이고, 모션을 중요시 하고 게임의 겉모습을 중요시 한다면 더더욱 불만이 생길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블리비언과 폴아웃3를 완전히 별개의 게임으로 생각할수 있고 오로지 폴아웃이라는 이름에 모든것을 걸고 플레이 한다면 그에 따른 즐거움은 충분히 누릴수 있을것이다.